1인용 악보 만들기 (2)

베이스 파트를 어떻게 다루고, 어레인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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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인용 악보의 리듬감은 베이스 파트에 달려 있다

우리는 1부에서 배운 지식을 통해 세 개의 파트를 열심히 다 만들었습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재생을 해보지만, 무언가 재미가 없게 들리네요.

드럼이 없어서 리듬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을 쓰라는 말이 있죠.

이제부터 베이스 파트를 수정하여 리듬감을 만들어주도록 합시다.

2) 왜 베이스 파트가 일을 해야 하는가?

묵직하게 두드리는 저음을 듣다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타악기를 연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밴드에서도 베이스 기타 등을 잘 치면, 드럼이 없어도 저절로 리듬감이 생기죠.

제가 소에 '베이스 기타는 반은 타악기고, 반은 선율악기다'라고 설명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한 마디로, 베이스는 재주가 많은 놈이라서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주요 기법 소개

(1) 원곡을 참조해서 만들기 (Sample 1)

오선지 악보를 기반으로 작업하시는 분들은 원곡을 거의 들어보지 않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파트가 다 만들어져 있는 3단 악보나, 그보다 더 자세한 악보를 보고 만드셨다면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단 악보를 보면서 만드는 경우 베이스 파트에서 바로 막혀 버리게 됩니다.


이 때,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원곡을 들어보면서 베이스를 담당하는 악기가 어떻게 연주하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리듬으로 치고 있는지, 어떤 선율을 가지고 있는지 중점으로 듣습니다. 


그리고 각 장르마다 갖고 있는 특징적인 베이스 라인이 있는데요. 이것을 듣고 그대로 따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원곡의 베이스 라인을 그대로 구현한 Sample 1은 좋은 예시입니다.

▲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과도 같다

(2) 드럼에 맞춰 치기 (Sample 2-1, 2-2)

이 역시 위 설명에서 이어지는 기초적인 기법 중 하나입니다. 

물론 베이스가 치는 대로 만들어서 리듬감이 충분하게 느껴진다면 작업은 거기서 완료입니다. 그런데 만일 그걸로도 부족하다면 음을 더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곡을 참고해서 킥드럼과 스네어 드럼이 치는 부분을 베이스 파트에서 더 쳐봅시다. 단순하게는 해당 음을 여러 번 칠 수도 있고, 5도 위, 또는 한 옥타브 위의 음을 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한 옥타브 위의 음을 친 경우, 마치 슬랩 연주 같은 효과가 나타나서 펑키해지죠.


Sample 2-1는 제가 2010년에 만들었던 악보입니다.

Sample 2-2는 위 악보에서 베이스 파트만 조금 더 손 본 것입니다. 원곡에서 스네어 드럼이 치는 곳의 음정을 적당히 올리거나 내려서 변화를 주었습니다. 두 악보를 서로 비교해보세요.

2, 4박자에 변화가 있는 걸 볼 수 있다

(3) 화려하게 어레인지하기 (Sample 3-1, 3-2)

이 기법은 동시 발음이 부족했던 시절의 전자 음악, 흔히 '칩튠(Chiptune)'이라고도 부르는 옛날 게임기의 배경 음악에서 자주 사용된 기법입니다.


옛날 게임기들도 마치 마비노기 악보처럼 동시에 재생할 수 있는 음의 수가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작곡가와 프로그래머들은 부족한 소리를 보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그 중에서 효과적이었던 방법이 베이스 라인을 위 아래로 부지런하게 연주하는 것입니다. 루트음 이외에도 여러 음을 연주해서 곡을 신나고 속도감 있게 만드는 것이죠. 쉽지 않은 방법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도전해볼만 합니다.


Sample은 각각 스트리트 파이터 2의 가일 테마, 혼두라의 스테이지 1 테마입니다. 베이스 파트를 집중해서 참고해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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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브파트와 협업하기 (Sample 4-1, 4-2)

서브 파트 역시 리듬감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정박에 맞춰 치는 것을 넘어, 박자감을 살려주는 곳(스네어 드럼을 치는 곳 등)에서 화음을 연주해보는 것이죠. 이렇게 두 파트가 신나게 연주한다면 더 생기 있는 악보가 되겠죠?


Sample 4-1의 베이스 파트와 서브 파트는 원곡의 기타 파트에서 중요한 부분만 따온 것입니다. 베이스 파트는 주로 루트 음을 2분음표로 연주하고 대신 서브 파트가 많이 움직여줍니다.

Sample 4-2의 베이스 파트는 원곡의 베이스 기타를 그대로 따온 것이고, 중간에서 활약하는 서브 파트를 어레인지함으로써 화음과 박자감을 함께 살리려고 시도한 악보입니다.

세상에는 가운데가 제일 바쁜 악보도 있는 법